KFA, 아시아 최고의 지도자 교육 시스템을 인정받다

고태우 | 입력 : 2020/07/09 [08:36]

[신한뉴스=고태우] 지난 4월 KFA의 AFC 코칭컨벤션 P급 멤버십 가입이 최종 승인됐다. AFC 코칭컨벤션은 AFC가 시행하는 지도자 교육 인증 협약으로, P급 멤버십은 그 중 최고 등급이다.

AFC는 양질의 지도자 교육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충족한 회원국들이 국가별 특성에 맞춰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개선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8년부터 AFC 코칭컨벤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도자 교육의 자치권을 위임해 각 국가가 맞춤형 교육을 발전시키도록 한 것이다. 아시아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자 교육의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AFC 코칭컨벤션의 멤버십 등급은 AFC 지도자 자격증의 등급과 마찬가지로 P급, A급, B급으로 나뉜다. P급 멤버십을 획득한 회원국은 해당 국가에서 P급, A급, B급 지도자 자격증 강습회를 진행할 권리를 갖게 된다. A급 멤버십 획득 국가는 A급과 B급, B급 멤버십 획득 국가는 B급 지도자 자격증 강습회를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AFC 코칭컨벤션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는 AFC 지도자 자격증(P급, A급, B급) 강습회를 진행할 수 없고, C급 이하 지도자 자격증 강습회만 진행할 수 있다. 현재까지 AFC 회원국 중 AFC 코칭컨벤션 P급 멤버십을 획득한 국가는 한국, 호주, 중국, 일본, 카타르 등 총 5개국이다.

AFC 코칭컨벤션 멤버십을 획득한 국가에서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면 이는 아시아 공인 지도자격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KFA P급, A급, B급 자격증을 취득한 지도자는 AFC 회원국 전역에서 지도자 활동이 가능하다. 해당 회원국에 AFC 코칭컨벤션 가입 승인 공식 문서와 지도자격 국제확인서를 제출하면 된다.

BETTER COACHING=BETTER FOOTBALL

KFA의 AFC 코칭컨벤션 P급 멤버십 가입은 1년 7개월에 걸친 긴 여정이었다. KFA는 2018년 9월 AFC 코칭컨벤션 P급 멤버십 가입신청서를 제출했고, 2018년 12월 AFC 지도자 교육 위원단(AFC Coach Education Panel)이 KFA의 P급 지도자 교육 현장을 찾아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에서는 지도자 교육의 전반적인 운영 상태와 문서 조사, AFC 코칭컨벤션 지침을 잘 따르고 있는지의 여부, 지도자 강사 운영 상태, 보수교육 운영 상태, 교육과 수강생의 질적인 부분 등 실제적인 요소를 점검 받았다. KFA는 AFC 지도자 교육 위원단의 권고에 따라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해 추가 보완 자료를 제출했고, AFC 기술위원회와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2020년 4월 P급 멤버십을 획득했다.

AFC 코칭컨벤션이 요구하는 지도자 교육의 특질은 다양하다. 능력(competences), 현장 기반 교육(reality-based learning), 구성(organisation), 참석(attendance), 평가(assessments), 완결성(course completion), 지도자 강사(coach educational tutors), 빈도(frequency), 각급 교육의 입회 기준(admission criteria for all AFC coaching diploma courses), 교육 요소와 기간(duration and content), 프로선수 출신을 위한 특별 강습(special courses for experienced pro players) 등이다. 보수교육과 지도자 강사에 대한 교육 역시 중요한 요소다.

다양한 특질과 요소를 평가하는 것은 그만큼 AFC가 지도자 교육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AFC가 AFC 코칭컨벤션을 통해 내세운 모토는 “더 나은 지도가 더 나은 축구다(BETTER COACHING = BETTER FOOTBALL)”라는 것이다. AFC는 “지도자 교육의 발전 없이는 축구의 발전을 우연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지도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도자 교육이 축구 문화 전반을 개선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AFC는 AFC 코칭컨벤션이 아시아 축구 발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데, 때문에 그 방향성 역시 세계무대의 흐름에 맞춰져 있다. AFC 코칭컨벤션의 철학은 자립심과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독립적 사고력을 향상에 초점을 두고 지도자 교육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다

KFA는 AFC 코칭컨벤션 가입신청 시기와 발맞춰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을 전면 개선했다. 미하엘 뮐러 기술발전위원장 겸 지도자 수석강사와 기술교육실 교육팀이 이를 주관했다. 특히 수강생의 경험학습 비중을 늘리고, 각 등급별 연계성과 세부적인 실습주제를 개발하는 것이 주요 개선사항이었다.

뮐러 위원장은 4월호 인터뷰 “지도자 교육이 열쇠다”에서 위와 같은 지도자 교육 방향성에 대해 밝힌 바 있다. 그는 ‘통합적 접근’을 강조하며 “단계별로 그에 맞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틀에서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지도자가 단계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전체적인 구성을 고려하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방식 면에서는 최신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체계에 변화를 줬다. 강사 중심의 교육에서 수강생 중심의 교육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제는 수강생이 직접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직접 이론을 준비하고 아이디어를 내 발표하는 것이다. 강사는 이를 바탕으로 피드백을 하며 전체적인 수업을 끌고 가는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위와 같은 철학을 공유한 KFA의 지도자 교육은 모든 등급의 자격증 과정을 아우르는 하나의 유기체가 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D급부터 P급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인 발전과 향상이 이뤄지는 동시에, 각 등급별 교육이 연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내용보다 각 등급에 맞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 늘어난 것도 큰 변화다. 또한 강사 중심의 교육에서 수강생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어, 시험은 적어지고 보다 많은 그룹 활동과 그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에는 강사가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수강생은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수강생의 참여를 대폭 늘린 지도자 교육에서는 강사가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수강생이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이론을 밝히고 전달하는 방식이 진행된다. 수강생이 발표를 마치면 강사가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보다 구체적인 전술적 주제로 토론을 유도한다. 수강생들은 그룹 활동과 토론, 동료 또는 강사의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

모든 변화는 동시대적 감각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기적 성과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축구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적으로 짙게 깔려있던 그림자였다. KFA는 지도자 교육의 선진화를 통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발전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다. KFA는 AFC 코칭컨벤션 가입을 통해 지도자 교육의 자치권을 획득한 만큼 한국형 축구 교육 시스템을 계속해서 구축,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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