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So,So】코로나19 =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

신한뉴스 | 입력 : 2020/04/16 [14:09]

 

 

 

전염병이라는 비극과 대결하는 인간의 모습을 다룬 작품으로 최근 코로나19사태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카뮈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허무에 빠지지 않았다.

죽음이라는 삶의 부조리를 안은 채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글쓰는 그는 생각하는 현실주의자이다.


그렇다면 죽음이 정해져 있을 때, 그 전까지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까? 라는 질문에 답하는 소설이  [페스트] 이다.

 

1940년대 알제리의 평범한 해안 도시 , 오랑에서는 죽은 쥐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아무도 이 작은 사건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때, 모두의 무관심 속에 페스트의 전조를 알아 챈 의사 베르나르 리외.

결국, 그의 직감은 현실이 되고, 국가가 페스트를 선포하고,  작은 도시 오랑을 봉쇄하면서, 사람들은 극한의 공포와 마주하게 된다.

 

지금의 현실과 매우 비슷한 설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국가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하늘길도 봉쇄하고...

 

페스트의 핵심주제는 페스트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다양한 태도인데, 도피, 순응, 저항, 환영, 기록

5가지로 예를 들수 있다.

 

1. 도피하는 인물 - 기자 '랑베르' - 취재차 왔다가 도시에 갇힌 외신 기자인데,

이 인물은 우연히 오랑에 갇히게 됐기 때문에 나는 이 도시와 관련이 없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오랑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러다가 연인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급기야는 밀항을 시도하게 된다.

 

2. 저항하는 인물 - 행정서기 '그랑'

관료이기 때문에 워라밸을 중시하는 공무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스트 사태가 심각해지자

페스트 진압을 위해 워라밸을 포기하고 보건대에서 봉사하는 인물이다.

 

3. 순응하는 인물 - 신부 '파늘루' - 페스트를 신의 형벌로 이해하고  여러분은 죄인이요. 페스트는 신의 형벌입니다. 페스트에 순응하라"라고 설교하는 신부 파늘루이다.

 

4. 환영하는 인물 - 아웃사이더 '코타르'

코타르는 한때,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아웃사이더였다. 페스트라는 사태가 터지고, 사회적으로 연대를 강조하자 비로소 처음으로 사회의 소속감을 느끼게 되면서 더 이상의 아웃사이더가 아니고, 인사이더 '코타르' 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마음속으로 페스트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복합적인 심리를 드러내는 인물이다.

 

5. 기록하는 인물 - '타루' -의사인 베르나르 리유와 함께 보건대를 꾸려, 질병에 맞서 싸우는 페스트의 모든 것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타루. 타루의 기록은 이 소설의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이 소설에서 알베르 카뮈의  최애 캐릭터는?  바로,  베르나르 리외라는 인물이다.

리외가 페스트를 대하는 태도는 연대 + 성실성이다. 리외는 "성자가 될수도 그렇다고 재앙을 용납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의사가 되었다 " 라고 말했는데,  아픈 아내와 노모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단하고 힘들었을텐데,  리외는 이런 사적인 근심을 뒤로하고 공적인 재난의 현장에 주저없이 몸을 던진다.

 

그렇다고, 리외가 환자를 멋지게 치료하고, 존경을 한몸에 받는 영웅이 된 것도 아니다.

페스트가 속수무책으로 퍼지자, 리유의 역할은 페스트를 치유하는 것이 아닌 페스트를 선고 하는 것으로 바뀐다 . 리외의 선고는 곧 격리와 죽음이다.

 

격리되는 것을 두려워 했던 환자들은 그를 점점 피하고 냉대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의 한가운데 서있는 '리외' 그를 가득채운 것은 반드시 페스트를 이긴다라는 뜨거운 혈기가 아니라, 피로와 절망에도 묵묵히 할 일을 할뿐이다.

결국, 사랑은 고난이 아니라 권태로 인해 무너진다 . 막 위기가 닥쳤을때는 모두 뜨거운 의지로 그 위기에 맞서지만,  위기의 일상화 , 장기화되면서 점점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된다 .절망이 계속되어지면 즉 방심에 이르게 되는데 무기력해지고 삶을 놓아버리는 현상이 생길수 있다.

 

하지만, 의사 리외와 소설 속 인물들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따로 없고, 그 누구도 영웅시 되지 않는 극한의 상황에서조차 방심하지 않고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인물. 늘 스스로를 살펴야지.. 자칫 방심하다가는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병독을 옮겨 주고 만다.

 

자연스러운 것, 그것은 병균이다. 그 외의 것들 건강,청렴, 순결성 등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이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라는 소설에서 공동체의 위기속에서 개개인들의 어떤 삶의 윤리를 지녀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소설인데, 그 위기속에서 더욱 빛나는 건 ,평범한 사람들의 성실성  우리 주변에도 이런 분들이 있지 않는가?

사실, 페스트는 알베르 카뮈가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간이 전쟁을 외면하고 회피하다가 결국, 부조리한 현실[=전쟁]에 무릎꿇고 마는 전쟁의 내면화하는 과정을 묘사한 소설이다.

 

페스트는 전염병뿐 아니라 공동체에 닥친 위기와 불운. 모든걸 포함하는데 테러, 자연재해, 금융위기 ,전쟁, 지금처럼 코로나19...

 

이제 더 이상 은유가 아닌 현실로 다가 온 페스트, 즉 코로나19. 코로나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

 

그 안에서 우리의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이런, 상황속에서 우리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뤘다.  28년만에 최고치인 투표율66.2%를 기록했다. 코로나19라는 사태가 일상화 되어 가고, 장기화 되어 가면서, 충분히 국민들이 무관심하거나 방심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 각 개인의 평범한 성실성, 의지를 냈다고 볼 수 있다. 

 

흔히들 삶은 태도의 문제라고 한다.

소설 [페스트]는  삶을 살아가는 태도'의 의미와 무게를 실감하게 하는 오늘날의 고전인 것이다.

 

요즘 집콕하는 분들이 많은데,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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